책소개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비평가로서 19세기 상징주의 예술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드거 포의 시선이다. 포의 시는 심미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영혼을 드높이는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거기에서 얻는 진리를 비추어 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리듬·음률의 반복으로 음악적 미를 드러내고 시어들에 다양한 색채를 입혀 시각적 미를 확보한다. 또한 환상과 이상의 세계 등을 주로 다루어, 시의 분위기는 다소 우수와 비애로 젖어 있으면서도 그 낭만성과 운치를 충분히 내뿜고 있다.
심미적 문학, ‘시를 위한 시’, ‘예술을 위한 예술’, ‘미를 위한 미’를 추구했던 에드거 포는 아름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섬세하고 꼼꼼한 단어를 사용해 사물을 집중적으로 일관성 있게 그림으로써 이성과 감성 모두에 호소하는 작품을 썼다.
그는 영혼을 고양시키는 아름다움과 여기서 얻어지는 순수한 기쁨을 시의 주요 주제로 삼았으며,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우수·비애·죽음을 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시켰다. 또한 시에서 음률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기에, 단조로운 음과 음악적 리듬의 반복 등을 절묘하게 사용해 언어의 음악적 효과를 최대한 살렸다. 그리고 이러한 청각적인 아름다움을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연결시켜 다채로운 미술적 색채감의 묘사를 통한 독창적인 예술미를 창출해 냈다.
포의 시는 외면적으로 보이는 현실보다는 외면을 떠난 내면, 현실을 떠난 환상과 이상, 보이지 않는 신성한 세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암시성을 띠는 상징적 시를 씀으로써 초현실적 미의 분위기를 형성시켜 주었는데, 이는 우울하면서도 창의적인 포만의 독창적 시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는 바로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연결되어 낭만적 성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이처럼 환상과 이상과 아름다움에 몰두했던 포는 실용적이고 물질적인 것보다는 심미적인 것을 더 좋아했다. 그가 진정으로 다룬 것은 인간 내면의 병든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화려하게 발전하는 미국의 물질적인 삶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 영혼의 악몽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에는, 합리적인 것 같아 보이는 인간 삶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인간의 광기 어린 암담한 내면과, 죽음의 무덤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의식이 암시되어 있다.
이러한 포의 작가적 성향과 작품 경향은 당시의 보편적이며 평범한 미국인의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취향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200자평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비평가로서 19세기 상징주의 예술을 대표하는 에드거 포의 시선집이다. 포는 영혼을 드높이는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거기에서 얻는 진리를 비추어 보는 것을 중요시했다. 또한 그의 시는 리듬·음률의 반복으로 음악적 미를 드러내고 시어들에 다양한 색채를 입혀 시각적 미를 확보한다.
지은이
에드거 앨런 포는 상징주의 문학의 원조로 1809년 1월 19일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포는 부유한 스코틀랜드 담배 상인 존 앨런(John Allan)에게 입양되었고, 여섯 살에 양부모를 따라 영국과 스코틀랜드에 가 5년간 살면서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1820년 포는 양부모와 함께 버지니아주의 리치먼드로 돌아왔는데, 리치먼드의 훌륭한 집안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교 친구들이 자신을 또래 집단에 끼워 주지 않자 점차 우울한 소년이 되어 갔으며 문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1827년 열여덟 살 때 그동안 쓴 시를 모아 첫 시집 ≪타메를란과 기타 시편들≫을 익명으로 출간했지만, 별다른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다음 스무 살의 나이로 볼티모어에서 두 번째 시집 ≪알 아라프, 타메를란, 그리고 기타 시편들≫을 출간했으며 1831년 뉴욕에서 세 번째 시집 ≪시편들≫을 출간했다. 이때부터 1835년까지 숙모인 마리아 포 클렘(Maria Poe Clemm)과 살면서 필라델피아의 <새터데이 쿠리어>에 단편을 발표했다.
그는 1833년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라는 단편으로 글짓기 경시대회에서 입상한 후 알게 된 소설가 케네디(John Pendleton Kennedy)의 도움을 받아 1835년에 리치먼드의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의 편집인이 되었다. 포가 편집인이 된 후 이 잡지는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는 서평을 통해 비평가로서도 명성을 얻었지만, 술을 지나치게 마시고 마감 날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해고당했다가 다시 고용되었다. 1837년에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를 그만두고 뉴욕에 가서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를 출간했다. 그 뒤 필라델피아로 이사해 1838년 <리지아>를 발표했고, 1839년에는 <어셔 가의 몰락>, <윌리엄 윌슨>, <그로테스크 풍과 아라비아 풍의 이야기들>을 발표했다.
1840년에는 <그레이엄스 젠틀맨스 매거진>의 편집인이 되어 2년간 활약하면서 유명해졌다. 1844년 뉴욕으로 이사하면서 <선데이 타임스>의 부편집장으로 일하는 한편, <브로드웨이 저널>의 평론가로도 활약했다. 1845년에는 ≪갈까마귀와 기타 시편들≫을 출간해 큰 호평을 받았으며, <검은 고양이>, <모르그 가의 살인>, <황금 벌레> 등을 비롯해 열한 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이야기들≫을 출간하는 등 인생의 절정기를 보냈다.
1847년 아내 버지니아가 스물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죽자, 포는 실의와 충격으로 지나친 음주와 복잡한 연애 편력에 빠져들었으나 이런 와중에도 <울랄루메>, <종> 같은 우수한 시와 <유레카> 같은 획기적인 장편 평론, <창작 이론>, <시의 원리> 같은 중요한 평론을 집필했다. 1849년 여름, 강연 여행을 하는 도중에 리치먼드에 들러 어린 시절의 애인이었던 로이스터가 미망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약혼했다. 그러나 두 달 후 포는 필라델피아에 일자리를 얻어, 그곳으로 가던 중 볼티모어의 어느 뒷골목에서 실신한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며칠 후인 1849년 10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윤명옥은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존 키츠의 시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위원회 사무국장과 한국 시 영역 연간지 <POETRY KOREA>의 편집을 맡았었으며, 충남대학교, 홍익대학교, 인천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영미 시와 캐나다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전공 저서로 ≪존 키츠의 시세계≫, ≪역설·공존·병치의 미학 : 존 키츠 시 읽기≫가 있고, 우리말 번역서로 ≪키츠 시선≫, ≪디킨슨 시선≫, ≪내 눈 건너편의 초원≫, ≪나의 안토니아≫, 영어 번역서로 ≪The Hunchback Dancer≫, ≪Dancing Alone≫, ≪A Poet’s Liver≫ 등이 있다. 또한 허난설헌 번역문학상, 세계우수시인상, 세계계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 시집(필명 : 윤꽃님)으로 ≪거미 배우≫, ≪무지개 꽃≫, ≪빛의 실타래로 풀리는 향기≫, ≪한 장의 흑백사진≫, ≪괴테의 시를 싣고 가는 첫사랑의 자전거≫가 있고,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필명 : Myung-Ok Yoon)으로 ≪The Core of Love≫, ≪Under the Dark Green Shadows≫가 있다.
차례
애너벨 리
홀로
엘도라도
헬렌에게
헬렌에게
이즈라펠
소네트−과학에게
천국에 있는 이에게
세레나데
갈까마귀
잠자는 이
울랄루메
바닷속 도시
소네트−침묵
레노어
콜로세움
로맨스
꿈나라
F−s S. O−D에게
−강에게
요정 나라
호수. −에게
어머니에게
꿈
노래
F−에게
가장 행복한 날, 가장 행복한 시간
−에게
−에게
저녁 별
결혼식 발라드
불안의 계곡
유령이 사는 궁전
M. L. S. −에게
모조품
소네트 : 장테섬에게
꿈속의 꿈
수수께끼
종
산타마리아
율랄리
꿈들
밸런타인 시
죽은 이의 영혼
정복자 벌레
시편
엘리자베스
애니를 위해
아리스토게이톤과 하르모디오스에게 바치는 찬가
타메를란
떠나간 이에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하지만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서로를 사랑했다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들도
탐내는 그런 사랑으로.
-<애너벨 리>, 3~4쪽